대한민국 국민이 되어 맞이하는 첫 번째 추석...“나는 자랑스런 한국인 안광훈입니다”
법무부(장관 추미애)는 24일 법무부 대회의실에서 평생을 사회적 약자를 위해 헌신하고, 가난하고 힘든 사람들과 동고동락한 뉴질랜드 출신 브레넌 로버트 존 ‘안광훈(光薰) 신부’에게 대한민국 국적증서를 수여했다.
이번 수여식은 대한민국 국민이 되어 맞이하는 첫 번째 추석을 축하하고, 대한민국 국적을 받아 온전히 ‘한국인 안광훈’으로 새 출발하는 뜻깊은 자리를 기념하고자 마련했다.
행사는 △ 장관 및 외빈 축사 △ 국민선서 및 국적증서 수여, 소감 발표 등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안광훈’ 신부님이 대한민국 국민이 되는 것을 축하하기 위해 필립 터너 주한 뉴질랜드 대사, 유경촌 천주교서울대교구 사회사목 교구장 대리 주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송다영 서울시 여성정책실장을 비롯한 신부님 지인 등이 참석했다.
뉴질랜드 국적의 안광훈 신부(만 78세, 남)는 1966년 원주교구 주임신부로 임명된 이래로 1969년∼1979년 탄광촌 주민들의 권익 보호에 앞장섰고, 1995년부터 달동네 주민들의 생계유지를 위해 힘써오다 1999년 ‘솔뫼협동조합’을 설립하여 저소득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에 노력했다.
특히, IMF로 인해 실업자가 된 사람들의 일자리 창출과 생활안정을 위해 노력하고, 2016년 삼양주민연대를 설립하여 소외된 이웃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헌신하시어 2014년 인권·봉사분야의 ‘아산상 대상’을 수상했다.
안광훈 신부는 이날 “20대 청년으로 한국에서 광훈의 이름을 받았고, 54여 년이 흘러 80세에 대한민국 국민이 되었습니다. 한국은 제2의 고향이 아니라 고향 그 자체이며, ‘이방인’이 아닌 ‘온전한 한국인’으로 살게 되어 자랑스럽다”고 하면서, “이런 뜻깊은 자리를 마련해 주신 대한민국 정부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발표했다.
특별공로로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경우, 기존의 외국국적을 포기하지 않고도 우리 국적을 함께 보유할 수 있게 되어 복수국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2012년 인요한 박사(미국)가 한국 의료 발전에 지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최초로 특별공로자로 인정받은 이래로 2014년 한민족학교를 설립한 엄넬리 박사(러시아), 2015년 최초 무료급식소 ‘안나의 집’을 설립한 김하종 신부(이탈리아), 2016년 ‘한국 치즈의 아버지’ 지정환 신부(벨기에) 등 총 8명이 특별공로자로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이 날 행사에서, 평생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신 안광훈 신부님께 특별공로자 국적증서를 수여하게 되어 기쁘고, 신부님이 대한민국 국민이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국민을 대신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특별귀화 국적증서 수여식을 통해 신부님이 대한민국 국적을 받게 되어 오늘부로 뉴질랜드와 대한민국 국민이 되었으며, “양 국가간 우호와 협력을 돈독히 하는 가교가 되고 훌륭한 민간외교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신부님이 대한민국 국민이 되어 첫 번째 맞이하는 한가위가 다른 어떤 때보다 특별한 의미가 갖게 될 것 같다.”고 하면서 이 기쁨을 마음껏 누리는 즐거운 명절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축사를 통해 밝혔다.
필립 터너 주한 뉴질랜드 대사는 뉴질랜드 오클랜드 출신 안광훈 신부님이 대한민국에 헌신하신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국적을 받게 되신 것을 축하하고, 대한민국 정부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뉴질랜드인 6천명이 한국전쟁 참전한 이후 양국간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있고,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서 가치를 공유하고 협력으로 성장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특히, 양국간 돈독한 협력관계와 긴밀한 인적교류를 통해 코로나19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고, 신부님의 한국 사회 헌신도 이의 일부라고 하면서,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인의 속담을 인용하여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라고 축사를 마쳤다.
유경촌 주교는 팔순의 안광훈 로벨도 신부님은 대한민국에 오신 이후에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을 위해 젊은 청춘을 바치셨고, 종교와 관계없이 선행과 봉사를 베푼 분이신 위대한 분이라고 말했다.
이어“신부님이 한국사람과 온전히 하나되겠다는 의지가 국적증서를 받음으로써 밝게 빛나게 될 것”이며, “갓난아기처럼 대한민국 국민으로 새롭게 태어나신 ‘한국사람 안광훈 신부님’을 축하하고 앞으로도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기쁨과 희망을 나눠주길 축원한다”고 밝혔다.